본문 바로가기

동네방네

귀촌일기- 11월의 바다낚시(3) 우럭 말리기

 

 

 

 

 

 

바다에 나가면 최소 10시간은 채워야

귀항을 할 수 있다.

 

도내나루는 제대로 선착장이 되어있지 않은 관계로,

개펄이 넓어 선착 시설을 할 수 없는 여건으로,

밀물이 찰랑찰랑 할 때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가고 다시 밀물이 들어와야

접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가 중천일 때 나가서

오밤중에 들어온다.

 

낮에는 우럭을 잡고,

해가 지면 바다장어를 잡는다.

 

조황이 풍성하면 그야 만사형통이나

가져간 소주, 라면만 축내는 날은 10시간이

길고도 아득한 인내의 시간이다.

 

더우기 밤바람 차가운 날의 10시간은

체력단련을 넘어 용왕님 앞에서

가히 도 닦는 기분이다.

 

 

 

 

낚시 다음 날의 손질도 일꺼리다.

 

수돗가에 앉아서 두어 시간, 때로는 서너 시간을

갈무리 작업을 해야 한다.

 

어언 바다낚시 10년에 다루는 칼솜씨가 늘었다고는 하나

밤바다 갯바람의 찌뿌둥한 몸을 가누어 수돗가에 앉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낚시바구니 던져놓으면 누가 나서서 해주면 좋겠는데

애시당초부터 들여논 손발이라

이제 뾰쬭수가 없다.

 

이런 낚시를 왜 할 가 하지만

하루도 못가 이마에 신짝을 붙이고 나서는 것이

낚시임에랴.

 

 

 

 

 

 

이번 낚시는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씨알이 굵고 마릿수도 예상을 넘어

낚시 바구니가 묵직했다.

 

캄캄한 밤에는 확인이 안된다.

다음날 날이 밝아 열어보아야 안다. 

 

우럭 14마리.

장어  8마리.

농어  1마리.

 

우럭은 말리기로 했다.

 

말린 우럭으로 끓여내는 '우럭젓국'이

'게꾹지'와 더불어

이곳 태안의 향토 음식이다.

 

장어는 61센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