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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11월의 바다낚시(1) 추웠다

 

 

 

 

 

 

 

오늘은 참으로 오랜만에

마릿수가 심심찮았고 우럭도 씨알이 굵었고 아나고도 듬직했다.

 

왠일이야! 한번도 구경 못했던 팔뚝만한 농어도 오늘따라 올라왔다.

 

달이 밝으면 안잡힌다는 속설도 오늘은 무색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다.

 

 

 

 

도내나루를 한시반에 출조한 한낮에는

나무랄데 없는 가을 날씨였다. 

그러나 해 떨어진 밤바다는 추웠다.

 

밤 열한 시,

돌아올 쯤에는 둥둥산이로 미리 몇겹이나 껴입었던 단도리도

밤바람엔 미진했다. 

 

 

 

 

 

 

나야 전화 한통화로 불러주면 낚시 바구니 메고 언제든지

선창으로 뛰어나올 태세가 되어있는 몸이지만,

낚싯배를 가진 박 회장의 가을은 자기 농삿일마저 제쳐두고서  

콤바인이 있다는 이유로 이웃에 바섬(바심)까지 다니랴 그동안 코 뜰새 없었다.

 

게다가 날씨마저 수고로이 했기에

예년같으면 그총중에도 서너차례는 있고도 남았을 바다낚시의 황금 찬스를

빤히 알고도 놓쳤다.

 

 

 

 

 

 

"아무래두 올핸 끝이쥬?"

 

"아뉴. 두어번은 남았슈."

 

11월의 밤 바다 낚시는 더이상 무리라는 걸 알기에

내가 은근슬쩍 떠본 질문에 박회장은 확신했다.

 

가까운 시일내 또 있을 기대감에 

저으기 안심했다.

 

 

 

 

 

 

 

조황만 좋다면

밤바다 추위 쯤이야 별거더냐.

 

설혹 못올갑새 내일 당장 또 와야지 결의를 다짐하는 게

낚시꾼의 생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