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방네

귀촌일기- 여자들은 운동도 못하나?(1) 부녀회 요가교실

 

 

 

 

 

 

 

오늘 초저녁에 내가 부녀회 요가 교실을 찾아간 건

요가 교실이 어떤 풍경인지 다소 궁금증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다른 이유에서다.

 

지난 봄에 마을 봄나들이 갔을 때 내가 찍었던 동영상에 대해

그동안 세월호니 뭐다 하면서 사회적인 분위기에 동참하느라 공개를 미뤄왔는데

오늘은 꼭 보여달라는 다수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드는 막간시간을 이용하여 박장대소 인기리에

상영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곧이어 시작하는 요가 교실의 현장을 두고

무심하게 발길을 돌릴 수야 없었던 것.

 

금남의 집이라고 못을 박아 걸어두진 않았지만

요즘 세상에 남정네가 함부로 기웃거릴 수야 없는 곳.

 

절호의 기회다.

 

 

 

 

 

 

요가 교실은 마을회관 2층에서

매주 화요일,금요일

밤 8시30분부터 한 시간이다.

 

올해 연초에

태안 보건원에서 지역을 돌아가며 두 달씩 시행하는 건강 지원 프로그램으로

긴가민가 하며 그저그렇게 시작한 것이 

부녀회원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지금은 각자 회비를 내서 요가 강사를 초빙해 오기에 이르렀다.

 

 

 

 

 

 

 

 

오뉴월의 해가 길다지만 이 시간이면

이미 어둠이 깔리는 시간.

 

하루종일 밭일 들일에 몸은 천근만근인데

운동에 방해가 된다며 저녁 식사도 거르는 등,

먼길을 총총걸음 앞세우며 모여드는 끈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한번 마음 먹으면 끝장을 보고야마는 부인네들의 뚝심은

예나 지금이나 서릿발 같은 것이었다.

 

 

 

 

 

 

마나님이 혹시나 교실에 늦을새라  노심초사하며

오토바이 시동 걸어두고서

모셔다 드리고 모셔오는 열부 남정네도 있다는 사실만으로

요가 교실의 효과는 입증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