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 중에
제일 덩치 큰 중장비가 예초기라면 웃을 일이다.
늦깎이로 올해 들어 처음 가동했다.
예년에 없던 곡괭이의 맹활약으로 굳이 예초기 쓸 일이 없었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그 건 표면상 이유다.
예초기를 처음 가동할 때는 언제나 신경이 곤두선다.
첫 가동에 시원하게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어
올해도 예초기 꺼내기가 겁이 났던 것이다.
해마다 지난 가을 이후 겨울과 봄, 긴 휴식기를 지나며
관리가 부실한 티를 집어내듯 꼭 애를 먹였다.
이게 왠일이냐!
뜻밖에 첫 스타트에 잘 돌았다.
예초기가 그렇게도 화통하긴 처음이라,
오늘따라 이렇게 가쁜할 수가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내 그 무거운 곡괭이를.
울타리 미화작업은 예초기다.
동네사람들 칭찬받으려면
길가로 삐죽삐죽 뻗어나온 나무 가지도 가끔
잘라주어야 한다.
제집 울타리 작업도 봉사활동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나 뿐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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