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대 아래 큰 밭에 양지바른 명당자리를 골라 두 줄로 심었던 토마토가
잘 자라서 토실토실 제법 크게 열렸는데
어느 날 갑자기 한 그루가 시들시들 하는가 하더니 며칠 사이에 줄줄이
2십 여 그루가 말라 죽어버렸다.
귀촌 10년 동안 아무 탈이 없었던 토마토 농사에
올해 떼죽음을 당한 건 충격이었다.
동네사람들이 말하는 원인은 구구각각이나
토마토 뿌리병이라는 진단은
일치했다.
그렇다고 올해 토마토 맛을 전혀 못보게 된 건 아니다.
늦었지만
모종을 다시 새로 사다 심은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동쪽 밭의 토마토
하우스 옆 서쪽 밭 토마토
동쪽 밭 귀퉁이와 서쪽 하우스 옆 짜투리 땅에
각각 다섯 그루를 애시당초 '스페어'로 심어두었는데
이 녀석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양배추,배추,상치 등 채소도 한 곳에만 심지 않는다.
위치를 달리하여 두어 군데 나누어 심는 것이다.
고추만 하더라도
어느날 갑자기 탄저병이 오면 속수무책인데
위치가 다르면 가끔 피해가기도 하는 걸 경험한 뒤로
철저히 분산 전략을 쓰고 있다.
농작물 재배도 리스크 매니지먼트.
스페어 전략.
나의 잔꾀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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