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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토마토 모종아줌마 상술은 못당해

 

 

 

 

 

 

 

토마토가 왜 이럴 가.

 

요 며칠 사이에

한창 잘 자라던 토마토가 새끼 토마토를 앙상하게 남긴채

줄줄이 말라버렸다.

 

백약이 무효.

 

토마토 10년 농사에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다.

 

해마다 토마토 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애당초 병든 모종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가 없다며

오늘 읍내 나간 김에 아직도 전을 펴고 있는

모종아줌마에게 따지러 갔다.

 

앞으론 10년 단골의 연,

단절도 불사하겠다는 각오의 일념이었다.

 

"올 토마토 농사 망쳤슈."

 

"....허허,그럴리가 없는디..."

 

"그럴리가 없다뉴. 그런데 어떡헐 거유."

 

"그럴 리가 없는디..."

 

..............

 

"다시 심어 보슈. 느지막히 사가는 사람도 더러 있슈."

 

다 끝난 줄 알았던 토마토 모종이

토마토 꽃이 만발한채 아직 잔뜩 남아있었다.

 

"늦게 심어 늦게 먹으면 되잖슈?"

 

 

 

 

 

단골 단절의 각오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천원에 다섯 개, 오천 원어치에다

미안스럽다며 얹어주는 방울토마토 다섯 개를 합해

토마토 모종 30개를 들고서,

 

발걸음도 가볍게 돌아나왔다.

 

 

 

 

 

집에 오자마자 바빴다.

 

감자 캐낸 자리를 골라 삽질하여 퇴비를 갖다부었다.

이 오뉴월 땡볕에 삽질도 퇴비질도 처음이다.

 

금새 땀에 흠뻑 젖는다.

 

이랑을 만들고 비닐 멀칭까지 일사천리로 마쳤다.

모종을 땅에 박는 거야 식은 죽 먹기다.

 

 

 

 

 

한해 두 번 짓는

올해 토마토 농사의

결론.

 

'역시,모종아줌마의 상술은

못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