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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볍씨 파종, 눈도장도 귀촌 생활의 덕목

 

 

 

 

 

 

 

 

밤새껏 개구리들의 목청이 높아만 간다.

 낮에는 트랙터의 쟁기질 소리가 그치지 않는다.

 

생강 심고, 땅콩 심고,

한동안 밭일에 매였던 트랙터들이 지금부턴 논에서 논다.

 

모내기 철이 가까워 온다는 얘기다.

 

 

 

 

 

사흘째 비가 내린다.

 

처마에서 홈통으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가

예삿 봄비가 아니다.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어, 실로 오랜만에

비옷을 걸치고 밭두렁에 섰다.

 

오전 내내 비를 맞으며 모종을 심었다.

어제 다시 사온 모종들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

농촌이다.

 

밭고랑에 발 또한 질척거려도

농삿일의 또다른 맛이 아닐진저.

 

그동안 감감 무소식이던 울타리 강낭콩 하나가

당차게 고개를 쳐들고 나왔다.

 

단비의 위력이다.

 

 

 

 

대략 50미리는 내렸다.

 

아무리 기다렸던 단비라도 사흘이 넘는 봄비는

자칫 눈총을 받기 십상이다.

 

못이긴 척 슬금슬금 이제 물러나주면

이번 비는 참 예쁘다 소릴 들을 게다.

 

먼발치 간사지 뜰 아래 차들이 몰려있다.

버갯속영감님댁 대형 비닐하우스다.

 

그 안에서 볍씨 파종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 집이 모여서 하는 공동 작업이다.

 

 

 

 

 

수박 한 쪽, 있는 안주에 소주 한잔 축 내며

눈도장 찍고 오는 것도

이웃간의 정리이자 

귀촌생활에서 빠뜨릴 수 없는 덕목 중에 하나다.

 

이걸 여기 충청도에서는

'을매기'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