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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두릅나무와 벙구나무는 어떻게 다른가?

 

 

 

 

  

평생을 살아도 마누라 이름 모른다더니

내가 그 짝이다.

 

벙구나무를 이제서야 알았네.

 

 

 

 

이것이 두릅이다.

 

우리집에 밭둑이나 울타리에 대여섯 그루가 자라고 있다.

 

해마다 초봄이면 두릅 순을 따다 데쳐서

나물로나 초고추장에 곁들여 먹는 자연식으로

그야말로 계절의 미각을 살려준다.

 

어린 순을 제때 따지않으면 금방 자라나버려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자세히 보니

벙구의 어린 순은 이렇게 다르다.

 

 

 

 

봄이면 동네 사람들이 벙구라며 가끔 주는 걸

두릅이겠거니 하며 먹었다.

 

순을 갓 땄을 때는 사뭇 달라도 살짝 데치면  

두릅인지 벙구인지 구별이 잘 안된다.

 

알고서 먹어보니 

벙구가 쌉쓰레한 맛이 더 난다.

두릅이 벙구에 비해 싱겁다는 말이

바로 그 말이었다. 

 

 

 

 

 

오늘

벙구나무를 심었다.

 

"코 앞에 놓고봐야 안다니께유."

하며,

아침나절에 반장이 어린 묘목 네 그루를 던져주고 갔다.

 

어제 무슨 말 끝에, 두릅과 벙구의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더니

오늘 득달같이 벙구나무 실물을 들이댄 것이다.

 

벙구의 줄기에 있는 가시가 두릅보다

훨씬 굵고 선명하다.

잎사귀도 두릅이 뾰쪽한데 비해

벙구는 넓적하다.

 

 

 

 

 

하우스 아래 언덕배기에

벙구나무 네 그루를 나란히 심었다.

 

그 자리가 명당이라 이미 두 그루의 두릅나무와

머잖아 쌍벽을 이룰 것이다.

 

 

 

 

 

벙구는 두릅이 아니라,

충청도에서는 엄나무를 벙구나무라 부른다는 사실을

귀촌 10년만에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