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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봄가뭄...상수도는 끊어지고

 

 

 

 

 

 

 

 

콸콸 그토록 힘차게 나오던 수돗물이 갑자기 오후 두어시를 넘기며 

잠시 찔찔 나오다가 끝내 완전히 끊겼다.

 

멀리서 지하수를 뽑아오는 마을 간이 상수도라

사전 예고도 대책도 없다.

한 여름에 대량으로 쓰는 물이야 모터를 돌려 멀리 포강에서 끌어다 쓰지만

요즘같은 때는 수도꼭지에 다들 손이 먼저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오후 내내 마당 주위의 과수나무에 거름을 주었다.

 

이왕이면 토질 개량을 겸해 나무 둘레를 곡괭이로 깊이 팠다.

실로 오랜만에 미세먼지 마저 걷혀 오늘따라 기분좋게 힘깨나 썼다.

 

설마 설마 하다가 미리 받아둔 물도 없고 이럴 땐 황당하다.

 

하는 수 없어 저녁밥 때를 미루고 해거름 시간에 읍내로 나가

목욕탕 신세를 급히 지고왔다.

 

 

 

 

오전에는 건너 마을에 초상집이 있어 어제 빈소에 이어

장지를 다녀왔다.

둘러앉아 나누는 동네사람들의 대화도 한결같이 가뭄이었다.

 

올해들어 겨우 한두 차례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는 정도로 그쳤기에

밭에선 밭작물이 타고 농심은 애간장이 탄다.

 

비 소식은 없다.

기우제라도 지내야 하나.

 

어쨌거나 왜콩(완두콩)도 심어야 한다.

심고 남았다며 옆집 아주머니가 두고 간 왜콩 씨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