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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마누라의 우리집표 감태 만들기

 

 

 

 

 

 

 

 

 

감태 한 장도 못건진 지지난해와 같은 해도 있는가 하면

이번 겨울은 감태 풍년이었다.

감태로 집집이 2천만원을 했니 3천만원을 했니 하는

말들이 돈 지 오래다.

 

늘상 음력 설이 지나면 감태 농사는 한풀 꺾였으나

올해는 다르다.

개펄에 아직도 새파랗게 자라는 감태를 두고 볼 수 없는지

동네 아낙네들은 오늘도 바다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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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마실 갔다가 돌아오는 마누라의 형색이다.

손에 뭔가 들었다.

 

물감태다.

 

 

 

 

"나라고 못할 것 없잖소!"

 

나름대로 믿는 바가 있었다.

소형 전기 건조기다.

 

감태를 까는 발이 필요없고 바람에 날릴,

미세먼지에 노출될 염려도 없다.

 

 

 

 

 

 

자박자박 물에 헹궈 8단 건조기 판에 얇게 깔아 넣었다.

두어 시간 말렸다.

 

 

 

 

 

 

 

건조기 가운데 공기통이 있어

중앙에 구멍이 뻥 뚫였다.

 

구멍이 있다손  맛이야 다르랴.

 

 

 

 

 

들기름 척척 발라서 가위로 바로 잘라낸

우리집표 즉석 감태.

 

시장에서 파는 감태는

들기름을 바른 위에 소금을 쳐 구워낸 것이어서 짤 뿐만 아니라

감태 본래의 향취가 사라지는 게 흠이었다.

 

 

 

 

 

 

갯가 생활 10년에 여자들은 감태도 만든다.

 

남정네들은 꿈도 못꾸는 일이다.

그저 땅이나 파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