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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밤이 되야 하루가 간다' 체험과 추억의 1박2일

 

 

 

 

 

 

 

 

'오늘 재미있었다.'

'오늘이 아직 안갔잖아.'

'밤이 되야 가는거야?'

'...........'

 

내 뒤를 졸졸 따라오며 두 자매는 무슨 이야기인지 서로 열심히 주고받는 가운데

내가 엿들은 한 대목이다.

오늘 아침, 첫 일과인 미꾸라지 통발을 걷어오는 길이었다.

 

 

 

 

어제 김장에 이어 이틀째 이 녀석들의 추억만들기는 계속된다.

소중한 재산이 또 하나 그것이기 때문이다.

 

아침 밥상에서 오늘 해야할 일들을 얘기했다.

 

첫째,미꾸라지 잡기

둘째.감따기

셋째,야콘캐기

넷째,마늘까기

다섯째,쪽파다듬기....

알았지!

 

 

나는 미리 다짐한대로 착착 진행했다.

 

미꾸라지 통발은 예년같으면 일찌감치 철수를 했으련만 이 녀석들의 오늘을 위해

남겨두었기에 단연 오늘의 첫 과업이었다.

 

 

 

 

 

'까치밥은 놔둘거예요.'

 

 

 

 

 

지난 어린이날 왔을 때 이 녀석들이 제 손으로 모종을 심었던 야콘이다.

 

흙을 알고 땀을 알고 일한 보람을 알았으면 좋겠다.

 

 

 

 

 

마늘 까는 일가의 모습은 내 카메라렌즈가 아마 처음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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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녀석은 서울로 올라갔다.

 

이제 밤이 되었다.

 

내 귀에 쟁쟁하게 남아있는 말. 

 

열살 언니와 여섯살배기 동생은 오늘 이른 아침에 실로 엄청난 너무나 평벙한

자연의 이치를 서슴없이 주고 받았던 것이다.

 

'오늘 재미있었다.'

'오늘이 아직 안갔잖아.'

'밤이 되야 가는거야?'

 

그래 말이야, 밤이 되야 하루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