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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아 가을인가봐, 김장배추 모종을...

 

 

 

 

비가 오락가락 할거란 일기예보가 있었다.

태풍 하나가 올라온다는데 방송에서 호들갑을 떨지않는 걸로 보아

일본 아니면 중국으로 빠지는 모양이다.

 

오늘 하루 종일 흐리다.

 

 따지고 보면 이런 날이 좋은 날이다.

가을 뙤약볕이 무섭다는 걸 아는 사람은 안다.

모종도 안다.

 

더위가 한풀 꺾혔다고 어정쩡하게 노지에 채소 모종을 심었다가는 딱 실망한다. 

자칫 여린 잎새가 말라서 까부러지기 때문이다.

 

 

 

 

어제는 어지럽게 뒤덮힌 잡초부터 걷어내며 김장배추 심을 작업에 착수했다.

 

그래서 오늘은 아침부터 서둘렀다.

흙을 만지는 날은 왠지 맘이 설렌다.

밭일이란 나에게 늘 그렇다.

 

 

 

여름을 지나며 땅을 팔 일이 없었다.

없었다기 보다 더위 핑계로 줄창 게으름을 핀 탓이다.

그래서 삽에 녹이 슬었다.

오래 안쓰면 녹이 슨다.

 

비닐 멀칭 천천히 걷어올리고 삽으로 흙을 고른다음 고랑과 두둑을 만들었다.

두 이랑은 한여름 내내 파프리카,가지,고추가 자랐던 자리다.

 

 

 

 

 

 

 이 녀석이 하루종일 감독관이다.

한시반시 농땡이 칠 수가 없다.

 

 

 

 

 

 

다소 조밀하게 심었다.

자라가는 걸 보아가며 가끔가끔 솎아먹을 셈이다.

 

김장배추 모종을 거의 다 심을 즈음에 빗방울이 든다.

계속 내릴 기세는 아니다.

후드득하는 빗소리가 몇차례 요란하더니 이마에 몇 방울 틔기고 지나갔다.

 

듬뿍 물을 준다.

 

 

 

 

 

 

130포기.

 

아직

심어야 할 배추모종 80포기가 남았다.

 

밭일은 내일도 모레도 계속된다.

쪽파,대파,갓이 다음 차례다.

 

가을이 익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