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또 비가 많이 내렸다.
새벽에 비를 뚫고 밭에 나갔다가 마침 사방으로 뻗어나간
호박줄기를 정리하고 돌아왔다.
"이런게 여름 반찬이지 뭐."
호박잎을 한웅큼 따 와서 내가 하는 말이다.
점심 땐 풋고추를 따 와서 이 말을 했다.
어제는 야생초인 민들레, 웅구 잎을 꺾어와서도 꼭 이 말을 했다.
"이런게 여름 반찬이야."
여름내내 이 말을 나도 모르게 입에 달고 지낸다.
하긴 반찬거리 채소가 따로 없다.
눈에 보이는 푸성귀가 모두 찬거리가 되는 곳이 우리 시골이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찐 호박잎에 따끈한 두부강된장,
여느 아침 밥상이 이보다 더 푸근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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