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내 나가 점심밥 때가 되면 이 집으로 간다.
단골집이다.
몇년 전 색동 미술학원의 이완규 원장을 따라 우연히 가게 되었다.
어느날 다시 갔더니 앉을 자리가 없어 돌아나왔다.
또 다른 어느날 들렀는데 여전히 툇자를 맞고 돌아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조금 일찍 가거나 조금 늦게 가야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부근에 읍사무소도 있고 크고 작은 회사들이 밀집해 있어
구내식당처럼 한꺼번에 몰려오는 곳이었다.
이젠 어느 때 가도 구석자리라도 비집고 자리를 만들어주는 주인장의 성의가 고맙다.
"이 집에 왜 오는지 모르겄슈."
처음 몇번 툇자맞은 사실을 오늘 만원짜리 한장의 밥값을 치르며 농담삼아 말했다.
"사모님 모시고 나왔으면 좀 큰 데로 가시지 왜 오셨슈."
여주인장은 내 말을 되받아 너스레를 뜬다.
갈 때마다 달라지는 주 메뉴가 깔끔하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단일 메뉴다.
오늘은 닭도리탕이다.
누룽지 숭늉 정도는 손님들이 척척 알아서 가져다 먹는다.
돌아앉아 보이는듯 안보이는듯 우리 시골에는 이런 수더분한 음식점이 있다.
그런데...
정면 벽 중앙에 걸려 있는 액자.
'주인은 싸가지'
무슨 뜻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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