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휘늘어진 사이로 해가 졌다.
초저녁부터 개구리는 목청을 가다듬는다.
모내기 할 무렵에 밤새 그토록 울어대더니 한동안 뜸했다.
소리도 묻히는지 들짐승,산새 쫒는 콩밭 대포소리가 오늘밤에는 들리지 않는다.
포강 계곡을 타고 올라오는 개구리의 합창이 비로소 청아하다.
밤하늘이 유난히 맑은 건 장맛비로 잠시 씻어냈기 때문이라.
뭍별이 총총, 때론 유성이 흐르는 한밤의 중천은 까만 유리알이다.
오늘 토마토 밭에서 만났던 그 녀석는 어디로 갔나.
내 발걸음에 놀라 갑자기 튀는 바람에 나를 또 놀라게 했던 개구리.
밭가생이에 풀을 깎다 마주친 파란 도라지 꽃.
오늘은 오로지 한 송이, 내일은 몇 송이나 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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