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면 가지 모종을 심으며 혼자 상상하는 게 있다.
바로 이맘 때가 제철이다.
자주빛 가지 특유의 색갈.
가지색이라 부른다.
쪼개면 뽀얀 속살.
야들야들 보들보들 애리애리한 감촉.
뽀드득뽀드득 입안에서 나는 소리.
풋풋하다.
손가락 길이만 한 새끼 가지.
그 옛날 그 시절의 추억.
생가지를 밭에서 바로 따다
독에서 갓 꺼낸 생된장에 푹 찍어
보리밥 갓 길어온 우물물에 말아서
풋고추와 함께 뙤약볕 그늘 아래서 먹는 점심이었다.
계절 음식이 따로 없다.
귀촌의 진맛이 또한 여기 있다.
오늘 점심엔 오이까지 합세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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