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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읍내 회동 유감

 

  

 

순연된 연말 신묘 송구 모임이 임진 새해로 넘어와 신년회가 되었다.  해넘이 해맞이 뭉뚱거려 지난 주말 와서야 가까스로 저녁 모임 다리를 놓았다. 

색동 미술학원 유화반에 마지막으로 얼굴 내민 건 작년 유월 쯤이다.  알팡한 농삿일을 핑계댔지만 서산에 해 떨어지고나면 당최 발 늘이고 몸 굼뜨다보니 매주 월요일 밤 유화반 회원으로 서너 시간 밤 나들이는 언감생심이다.  

어쩌다 우리집에 들러면 이완규 원장한테 '새벽 동호 유화반 하나 만들면 개근에다 장구 치고 북 치고 다할텐데요.' 하며  호기를 부리면 원장님은 싱긋 안동 하회마을 양반탈 웃음으로 늘 대답을 대신한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2011년 수선화'가 서재 이젤 위에서 이제나저제나 싸인을 기다리고 있기에 지난 해는 유화 한 점도 수확하지 못했다.  재작년엔 어쨌거나 서너 점 화폭을 끄적거린데 비하면 이제 미술에 대한 경외랄가 아님 이미 지나간 한때의 열정이었던가. 

 

태안읍내 조석시장 어물전 시장통에 있는 반도물산이라는 횟집.  스승 이완규 원장 내외분, 가강현 전임회장 내외분, 천세만 현회장  그리고 우리 내외다.  이제부터 제철이라는 숭어회에 우럭탕, 개불, 해삼, 조개탕에 포항 영일만 동해에서 멀리도 태안 두메 서해까지 찾아온 과매기 미역쌈까지 합세해 서로 순번을 다투자 소줏병이 줄을 서는지라 그저 그렇게 정초 밤하늘에 총총히 별빛 우정을 여한 없이 나누었다. 

에둘러 이실직고 하자면 갑뿍 내가 나가 떨어졌다.  좀쌀스럽게 말뚱말뚱하기보단 대취가 몸에 밴 이력의 연장선이었다.  다들 두주불사에 주종불문 호주대객이어서 사통오달인  내 앞을 고삐 풀린 소줏잔들이 부지런히 오간다싶은 어느 아롱삼삼한 순간 이후론 기억이 없다.  분위기에 취한 밤이었다.

 

돌아올땐 운전대 버리고 택시타리라 애시당초 맘 먹은대로 하는 과정에 다들 어느 상호를 알 수 없는 노래방을 끝내 둘러서 날이 바뀌기 직전에 집에 안착하기까지는 집사람의 견인이 탁월했으리라.  다음날 아침의 독백 -아무래도 쬐끔 줄여야 할 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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