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해 왔던 우리의 정치 매너리즘이 시험대에 올랐다. 제헌국회부터 시작해 18대 이르기까지 6십 여년 동안 하향곡선을 그려온 정치 풍토에서 찾아온 지각변동은 어쩌면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을 준다. 각성은 신선하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16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미케란젤로,라파엘,티치아노,네오나르도 등 거장들이 미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이루어 냈다고 보았다. 젊은 미술가들에게 남은 일은 이제 그들의 수법을 흉내내고 작품을 열심히 베끼는 것이었다. 이 시기를 매너리즘 시대라 부른다. 천박한 모방의 의미로 남아있는 매너리즘은 바로크와 자연주의가 등장하므로서 서서히 깨졌다. 시대의 흐름이 바뀌는 데 백년이 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