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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기

타격상-허구연의 전보(5)

 

1983년. 그룹자매사 야구동호인의 제전인 제5회 그룹회장배 야구대회에서 우리회사 팀이 승승장구 하고있었다.

 

-예선리그 B조의 우리팀은 9월18일 금성정밀을 8:3,  9월 25일 범한화재를 19:8, 10월 9일 럭키증권을 12:4,  10월23일 예선리그 마지막 시합에서 럭키엔지리어링을 25:5로 대파하고 예선리그 전승을 거두어 B조 1위로 결승토너먼트 8강전에 올라갔다. 럭키엔지니어링과 마지막 예선리그에서 타자일순 연타석 안타와 홈런의 진기록이 쏟아졌다. 허구연 과장은 마지막회 투 아웃,투 스트라익의 볼 카운터에서 담장을 넘어가는 120m의 쓰리런 홈런을 쳐내 실업야구 홈런왕이었던 왕년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1월13일 신영전기 주안공장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우리 회사 야구팀은 전년 준우승팈인 반도상사를 역전, 재역전의 고전 끝에 18:13으로 물리쳐 2연패 했다... 특히 8회초, 10:11로 역전이 된 상황에서 2번 타자로 출장한 허구연 특판3과장이 동점 솔로 홈련을 쳐내 재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후 다시 위기를 맞이하였으나  9회초 연속 안타에 이어 4번 타자 한종운 사우의 주자일소 2루타로 점수를 벌려 사실상 게임을 마무리 하였다.

 

(당시의 사보. 코치 겸 감독인 허 선수가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다음

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70년대 말. 그룹 각 사에는 야구회 인포멀 그룹이 있었다. 아직 프로 야구가 없던 시절이지만 고교야구,실업야구가 야구 붐을 선도해 야구의 열기는 대단했다. 우리 회사도 허구연이 주도해 야구동호회 인포멀 그룹이 만들어졌다. 주말이면 수유리에 있는 한일은행 구장, 강남의 경기고 맨바닥 운동장, 자매사 공장 등 장소를 가리지않고 꾸준히 훈련을 했다. 뒤늦게 만든 우리 야구팀이 그룹 대회를 휩쓸었다. 허구연이 코치겸 감독겸 선수로 활약하는 한 전혀 이상할 게 없었다. 각 사에서는 허구연은 선수에서 빼라는 볼멘소리가 드높았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그의 얼굴과 목소리는 MBC의 해설위원으로 텔레비젼에서 보고 들었다. 어떤 의미를 남기고 1984년 그는 회사를 떠났다. 청보 핀토스의 감독이 되었고 청바지 광고에서 엉덩이를 툭 치는 그의 미소를 보았다. 우리 야구계에 우뚝선 그의 야구 인생에 경의를 표한다.

 

허구연의 주도로 본사와 공장의 친선 대항전에서, 어느날  -글쎄, 일부러 만든 상 같기도 하고- 내가 받은 타격상 2위 트로피가 새삼 오늘 내 눈에 띈다. 운동 시합에서 내가 획득한 유일한 트로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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