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봄 비 예보가 있었다. 봄비 치곤 꽤 많은 양이라길래 어제 하루 종일 버릴
건 버리고 태울건 태우며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아래쪽 하우스에서 겨울을 지나며 싹이
나거나 썩은 감자를 가렸다. 농가의 정리, 청소란 오래 가지않지만 서쪽의 데크를 말끔히
치우고보니 시원해졌다.
이른 새벽에 홈통 물 내려가는 소리에 잠을 깼다. 뒷 문을 열어 올려다보니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가로등에 비쳐 세차다. 요사이 일기예보가 정확하다.
오늘같이 촉촉히 비오는 날. 해야할 일 하나가 생각났다. 박과 옥수수,토란,호박 모종하는
일이다. 비닐하우스 지붕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여간 요란하지않다. 빽빽이 녀석도
따라 들어와 옆에서 얼쩡거린다. 박 모종은 올해도 이웃에 나누어줄 요량이다.
봄비에 모종하기와 대청소로 또 한해의 봄을 시작한다. 도내수로와 간사지는 물안개가
자욱하다. 이번 비는 봄 가뭄을 가신 씨알같은 단비라고 농심은 칭송한다. 매화 가지에
대롱대롱 물방울이 영롱하다. 매화 향기까지 꽃샘 추위가 한 두번 있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