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주례 부탁을 받았다. 나는 아직 주례를 서 본적이 없다. 가끔 부탁을 받긴 했다.
주례를 할만큼 아직 완성이 덜됐다. 주례 잘하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주례없는
결혼식은 안될가하는 생각도 해봤다.
내 결혼 주례는 어느 대학 학장님이셨다. 주례사의 말씀이 나에게 남아있지않다. 분명히
훌륭한 말씀을 하셨을 텐데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사십 년이 다 된 지금 기억의 상자는
비어있다.
이번 주례 부탁을 사양했다. 사양하기란 쉽지않다. 마음에 두고 어렵게 하신 제안에 두고두고
마음이 아프다.
혼인을 하시는 한쌍, 둥글둥글 사세요. 박처럼요. 그게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