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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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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 한 판 심는 뜻은? 비트 모종 한 판은 50 개다. 심어 두면 임자가 있기 마련이다.
춘설이 난분분... 매화 옛 등걸에 춘절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직 하다마는, 춘설이 난분분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입춘첩을 붙였다. 명색이 입춘인데 눈발이 날리고 바람이 불었다. 죙일 을씨년스런 날씨다. 이런 날일수록 움직여야 한다며 나선 길. 크게 살 물건도 없는데 물정이나 살필 겸 오랜만에 서산에 있는 롯데마트를 가보기로 했다. 태안 농협 하나로 마트가 전국에서 몇 번째로 크다 한들 물량이나 태깔이 역시 비교가 되지 않았다. 봄을 지나 여름이 거기 있었다. 형형색색의 파프리카. 8월이면 우리 밭에도 풍성할 것이다.
예술 작품이 다로 있나? 모듬 피클 비트, 오이, 미인고추, 파프리카, 자주양파... 모듬피클이다. 옆에서 보니 만들기 간단치 않다. 사흘 걸렸다. 그런데 재료는 모두 내가 재배한 작물이다. 양파는 작년에 심어 월동을 하였고 나머지 재료는 5월에 모종을 심어 8월까지 넉달을 가꾼 것이다. 예술 작품이 따로 있나?
우산 쓰고 고추 따다 올라오다 사라진 태풍, 창밖엔 진종일 하염없이 비가 내리고... 피클 담근다며 미인고추 좀 따다 달라는 집사람의 부탁을 받고 밭에 내려갔다. 장홧발에 우산을 받쳐들고 고추를 따기는 처음. 비트, 자주양파, 파프리카는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 내가 재배한 작물이다. 올핸 어떤 피클 작품이 나올지? 자못 궁금... 귀촌의 하루는 또 이렇게 저문다.
가을의 길목(3) 파프리카 나는 농부다.
농부의 퇴근길, 바구니에는...
익어간다는 것...아름답다
익는다는 것 파프리카가 하루가 다르게 발갛게 빨갛게 착색에 들어갔다. 제모습을 찾아가며 보기좋게 익는다. 맛이 든다. 바로 옆에선 토마토가 탄다. 내려쬐는 햇살에 토마토가 익어버렸다. 화상을 입었다. 삼복 땡볕, 역시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