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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마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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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개인 다음날 김장채소 채마 밭에서 풀을 맸다. 이번 비에 잡초가 잔뜩 돋아났다. 치마상치를 솎았다. 올 가을 첫 상치다. 돌아 나오는데 마침 애호박이 보이더라.
졌다! 채마밭에서 돌아오는 길 이럴 때 흔히들 하는 말로 한마디. ' 졌다! 졌어! ' 라고 한다. 잡초에 졌다. 어느 해인들 잡초에 이겨본 적이 있으련만 올핸 완전 참패다. 가뭄때는 엎드려 숨 죽이고 있더니 긴 장마에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잡초 등쌀에 손 들었다. 그나마 건지는 건 덤으로 생각한다.
인증샷! 채마밭이 바쁘다 해마다 채마밭에서 생산한 첫 소출, 나에게 첫 작품이다. 이른 봄에 밭을 갈아, 거름 주고, 심고, 요즘 같은 가뭄에 물 주고, 곁순은 질러주고, 바람에 꺾일가 봐 지주 세워, 뻗어나는 줄기는 단끈으로 묶어주었다. 피클 오이는 이미 세 개 째 땄다. 그저께는 백오이를 어제는 마디호박을, 오늘은 미인고추 세 개. 앞으로 파프리카, 브로콜리, 토마토... 줄을 이을 것이다. 이맘 때 귀촌일기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인증샷이다.
채마밭의 소확행 소확행. 일본 작가가 만들어 한 때 유행했던 말이다. 고추를 재배하다보면 고추 곁가지 순, 곁순을 따 주어야 한다. 버리면 그만이지만 따는 족족 착실히 모으면 한 끼 밥상이 풍성해진다. 고추 곁순 나물. 풋풋하다. 이게 소확행이다.
비는 아니오고... 예상 강수량 5 미리... ... 내일 새벽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다. 5 미리는 비가 안 내린다는 이야기와 진배 없다. 그래서 일기 예보와 상관없이 오늘 호스를 길게 늘어뜨리고 듬뿍 물을 주었다. 비가 올 땐 오더라도...
비가 오긴 왔나보다 비가 내릴거라더니 간밤에 비가 오긴 왔나 보다. 이른 아침에 서둘러 채마밭에 나가보았더니 오늘 하루 채마밭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강우량이었다. 정말 비가 오기 싫은 모양이다. 가물다.
귀촌 일기- 농민수당 받고... 또 하루해가 저물었다. 오늘도 부지런히 채마밭에 물 주고, 밭둑 잡초 깎고... 농부의 하루 하루. 중뿔나는 변화는 없다. 그래도 귀촌 일기는 계속 쓴다. 일기는 습관이다. 엊그저께 마을 방송에서 오늘 을 신청하라기에 집사람이 마을 회관에 나가서 신청하고 돌아왔다. 등록 농민은 부부 각각 40만 원을 준다나...
알타리무 그리고... 풍성함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