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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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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홍시가 보인다 길섶 따라 지난 여름이 두고 간 들꽃들. 앞뜰을 걷다 산등성이를 올려다 보면 앞마당에 빨간 점, 점 점 점. 홍시가 보인다. 가을 꽃처럼 보인다. 이제 만추다.
올려다보다, 내려다보다 가로림만의 남단, 후미진 도내리 갯마을 이곳에 어느날 외지인으로 들어와서 집을 짓고 정착한 지 17년이 되었다. 추석 명절이 가까워오면 동네 사람들은 마을 들머리에서 안마을까지 길 양쪽의 풀깎이 제초 작업을 했다. 예초기를 든 남정네가 지나가면 아낙네들은 뒤따라 가면서 빗자루로 쓸어 모았다. 수고한다며 반장은 박카스를 한 병씩 돌렸다. 명절 기분이 나기 시작했다. 추석 당일 날은 '어서 오누!' 하며 한 잔하러 빨리 오라는 독촉 전화가 빗발치듯 걸려왔다. 문 반장네 집이나 박 회장집... 아낙네들은 돌아앉아 한 점에 100원 고스톱을 쳤고 남정네들은 주거니 받거니 거나하게 술판이 벌어졌다. 반상회는 옛말. 4, 5년 전부터 풍속도가 확 달라졌다. 한적하기만 했던 산천이 이젠 의구하지도 않거니와 물도 옛물..
2005-2021 겨울이야기
귀촌일기- 빛과 빛 오늘 하루. 동으로 난 대문간 오죽 사이로 해가 뜨서, 마당 서쪽 느티나무를 등지고 해가 진다.
귀촌일기- 겨울에 피는 개나리 대문간에 오죽과 개나리. 철없는 개나리? 아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누가 보든 말든 핀다. 우리집 울타리의 개나리꽃. 며칠 전, 어느분이 보내주신 글이다.
귀촌일기- 앞뜰에서 바라본 우리집 태양광이 있는 서재 옆에 감나무 셋. 대봉 홍시들. 까치밥이랍시고 남겨두었지만 감나무가 너무 크고 높아서 실은 따기가 힘들었다. 오늘 보니 직박구리,까치,참새들이 부지런하게도 돌아가며 며칠 사이에 앙상하게 꼭지만 남기고 먹어치웠다. 자연의 이치다. 올해도 며칠 남지않았다. ..
귀촌일기- 우리집이 15년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귀촌일기- 대박은 따로 있다, 겉 다르고 속 다른 박? 뒷마당 노천에 그대로 달려있던 박을 땄다. 봄맞이 환경 미화를 겸해 마른 줄기와 함께 걷어버린 것이다. 땅에 떨어져 나둥그러진 품새 하며 제멋대로 쭈그러져 볼품이라곤 어디에도 없었다. 걷어차버리기에 딱 좋은 모양새다. 내친 김에 박을 잘라보았다. 말라 비틀어진 주제에 딱딱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