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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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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날다 철새 기러기 떼가 앞뜰에 찾아왔다. 2,3백 마리 씩 군데군데 진을 치고 있다. 한가롭게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가 멀리서 작아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덩치가 거위만 하다. 논길을 무심코 걷다가 옆에서 갑자기 푸더득 날아오르는 기러기 떼에 놀라 오늘도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 너들 놀라게 할 내 아닌데. 해마다 이맘때면 자연과 더불어 겪는 일.
남기고 간 만추... 그리고 간월암
앞뜰
스케치북 안에 들어온 앞뜰
장맛비, 무더위 핑계로 중단했던 걷기운동을 시작했다. 두어 주일 게으름을 피웠더니 역시 발걸음이 설고 무디다. 앞뜰은 온통 초록 물결. 저수지 수문 사이로 팔봉산이 보인다. 벼가 익어 간다. 흔히 하는 말... '벼는 익을수록 고갤 숙인다.'
매미 소리 앞뜰은 벼가 익어간다. 마당가 느티나무에서 매미 소리가 늘어졌다. 떼창이다. 매미가 어디에 붙었는지 한 마리도 보이질 않는다. 허기사 굳이 찾아 뭐하리요. 매미도 한 철인 것을.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태안에 살면서도 서산이 가깝게 느껴지는 건 코 앞에 팔봉산 때문이다. 제1봉은 갓머리를 닮았대서 감투봉이라 한다. 우럭바위 2봉을 지나 제3봉이 정상이다. 8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본래 9봉산이었는데 8봉산으로 바뀌자 봉우리 하나가 '구봉 구봉' 하며 울었다는 전설. 동으로 팔봉산이면 남쪽으로 산등성이를 몇 구비를 건너지나 멀리 백화산. 지리산 반야봉이랄가. 바가지 두 개를 무심코 엎은 듯 봉우리만 보인다. 태안의 진산이다. 찰랑찰랑 도내 앞 뜰은 초록 물결. 푹푹 찌는 한더위가 논 벼엔 더 없는 보약. 풍년 예약이다. 마파람에 넘실대며 춤춘다. 일본에서 아베 전 수상이 피살되고, 집권여당 대표가 윤리위에서 낙마했다. 사모관대가 허업이며 반야바라밀다 오온이 개공이라... 감투봉, 반야봉이 다가..
오늘이 망종...앞뜰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다" 는 옛말이 있다. 씨를 뿌리고 한편으로 거두는 계절, 망종. 보리 베기와 모내기가 겹쳐 눈코 뜰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이 맘 때가 보릿고개의 절정, 비로소 햇보리를 먹을 수 있어 가난한 농부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 ... 종이와 붓, 물감이 바로 옆에 있어 잠시 짬을 내 그려보았다. 모내기가 끝난 논, 오뉴월 햇살에 볏모는 곧 푸르게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