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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와룡' 上京 서울은 역시 만원이다. 7년만에 타본 지하철은 한산했다.
운동모는 이제 그만, 읍내 전통시장 골목을 지나다가 발견한 가게 앞 좌판대에 모자들. '충청도 시골 바닥에 이런 모자가 있다니... 서울 갈 때 운동모는 이제 그만.' 하며 집사람의 권유로... 한해가 저물어가는 우중충한 기분에 날씨마저 을씨년스런데 마침 기분전환 겸 못이긴 척 하나 샀다. 흔히 말하는 도리우찌. 내일 모레 한양 나들이 길에 어디 한번.
따다 만 감나무 대봉감. 힘에 부쳐서 먹을 만큼만 땄다. 감나무에 달린 홍시 임자는 지금부터 따로 있다. 우리는 이를 자연의 순리라고 한다.
알타리무의 변신 강추위를 앞두고 채마밭을 정리했다. 알타리무를 밭에서 뽑아다 며칠 전, 읍내 사는 집사람의 친구 몇 분에게 차에 실어다 나눠주었더니 오늘, 알타리무 김치가 되어 돌아왔다. 농사 지어 나눠먹는 맛... 농부의 즐거움이다.
무작정 걸었다 모처럼 앞뜰. 쌍섬이 보이는 방조제 원둑을 돌아 앞산 솔밭을 건너오는 길이다. 집을 나서 걸어보니 생각보다 풀어진 날씨. 사카모토 큐의 '위를 보고 걷자' 경쾌한 멜로디가 새삼 발걸음을 재게 한다. 무조건 걸었다지만 고작 4천 보 남짓.
시조집에 묻어온 '엽서 한장' 라는 저서가 있고 한 때 '천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던 수출의 역군이 이제 우리나라 시조의 세계화에 앞장서는, 우뚝 선 시조 시인이 되었다. 양재천변, 전철역 등 곳곳에 그의 시비가 있다. 원당은 까까머리 고향 친구다. 갓 출간한 시조집을 보내왔다. 표지를 넘기자마자 책갈피에 든 엽서처럼 시야에 들어오는 곰살맞은 몇 자 글귀... ... 새삼, 그 어느날의 봄동 이야기가...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11월은 가고, 세상이 얼었다 얼면 물독이 터진다. 빗물을 비웠다. 하룻새 달라진 날씨. 나목이 얼었다. 밤중에 눈이라도 내린 듯한 서쪽 하늘. 11월은 간다.
<관촌수필>과 충청도 사투리 이문구 작가는 충청도 한내(대천) 출신이다. 작품집에서 충청도 사투리가 정겹다. 몇몇 작품집 중에 은 특히 충청 내포 토속어가 질탕하다. 몇 번이나 읽으며 오늘도 밑줄을 긋는다. 충청도 사람들 말씨와 행동이 느리다고? 천만의 말씀... 나는 남도 출신으로 어쩌다 이곳 내포 끝자락에 귀촌해 살면서 가끔 속사포 같은 그들만의 대화에 뜻 모를 때 갑갑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