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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고엽과 낙엽

 

 

 

성탄절 한파... 수은주가 하룻밤새 영하 10도 언저리로 곤두박질 쳤다. 바람마저 분다.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이럴 땐 앞산 솔밭길이 최고다. 소나무 숲이 병풍으로 바람막이다. 무리해서 논길을 걸으며 들판의 질풍에 맞설 이유가 없다. 

 

걷기운동 복장도 완전무장으로 달라졌다. 솔밭길도 여러 갈래다. 평소 자주 안 걷던 길을 걸었다. 켜켜이 낙엽이 쌓였다. 마른 나뭇잎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걸었다. 맹감나무 빨간 열매가 눈에 띈다. 염주 같은 이 열매는 또 이름이 뭔가.

 

 

'고엽' 하면 처절했던 월남전 이미지도 있지만 이브 몽땅의 '고엽'이 먼저 떠오른다. 落葉이라 해도 될 걸 왜 굳이 枯葉이라 고집할까? 멋일까?

 

 

 

 

 

고엽

 

 

...

 

낙엽이 나뒹굴어요

낙엽이 나뒹굴어요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북풍이 낙엽들을 실어날라요

 

인생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아요

소리 내지 않고 슬그머니

 

바다는 모래 위에 새겨진

헤어진 연인들의 발자국을 지워버려요

 

낙엽이 나뒹굴어요

추억과 후회도 마찬가지로

 

              변함없는 내 사랑은              

항상 미소 짓고

삶에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