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안길을 집사람이 앞서 가고 내가 뒤쳐져 지나가면 "왜 따로 가느냐? 고 궁금해 한다. 걷기운동을 할 때 그렇다. "각시(충청도선 마누라를 각시라 한다), 금방 앞에 가던디 왜 혼자 가슈?" 하며 의아해 한다.
집에서는 같이 출발해도 코스가 다른 건 둘째, 보폭이 다르고 속도가 달라서 같이 걸어가면 피차 운동이 안되기에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나는 나대로 따로 걷게 된다. 부부라면 당연히 나란히 함께 가야 하는 게 이웃들의 시각에서 통념이다.
무언가 손에 들고 지나가면 "뭘 가지고 가느냐?", "어디서 났느냐?" 는 둥 기어이 내용물을 뺏듯이 들여다보고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우리 이웃들이다. 남녀 불문, 열이면 열 사람 그렇다. 다들 왜 그렇게 궁금해할까.
궁금하다는 건 관심이다. 따뜻한 마음이다. 말을 걸어주는 이웃이 있다는 것...
오늘 걷기운동에서 앞산 돌아오는 길에 솔밭에서 둘이 만났다. 드문 일이다. 견우 직녀처럼 이렇게 만날 때도 가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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