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만들었다며 버갯속영감님 댁에서 손두부 한 모를 갖다주셨다. 조금 뒤에 안마을 박 회장댁 사모님이 마실걸음을 하면서 두부와 도토리묵을 가져왔다. 다들 설 명절을 앞두고 두부를 만들었기에 나눠먹는 마음 씀씀이인 것이다. 명절이 좋긴 좋다.
두부 만들기는 손이 많이 잡히는 작업이다. 게다가 두부를 만들면 굴뚝엔 콩을 삶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맷돌 돌아가는 소리... 담 너머로 소문이 나기에 자칫하면 인심 사납다는 소릴 듣기 십상이다. 여간 많은 분량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엄두를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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