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도사리'... '도사리 시금치'... 라고 부른다. 긴 겨울을 지나 초봄까지 있는듯 없는듯 다시 살아나는 배추, 시금치 등 채소를 말한다. '도사리'는 '되살이'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엄동설한의 고생 끝에 땅달보처럼 바닥에 붙었다시피 해서 형색은 볼품이 없어도 그 고소한 맛이야... 뾰쬭하게 채소가 없는 봄철에 미각을 살려주는 채마밭의 귀공자다.
'날 좀 보소!'하며 어느 이른 봄날 자태를 드러내는 채마밭 도사리 배추나 도사리 시금치를 보면 생명의 강인함을 새삼 알겠다. 밭 고랑에서 저절로 나서 자란 도사리의 기세.
해마다 나는 겨울내내 상추를 재배한다. 노지 꽃상추다. '도사리 상추'와 다를 바 없다. 올해는 씨앗을 뿌리는 시차를 달리해서 두 군데다.
쥐눈같이 쬐끄만 상추 새싹이 긴 겨울을 이긴다. 입춘 경칩에 부활한다. 인동초... 월동상추. 매서운 칼서리에 다칠새라 당분간 해질 무렵에 이불을 덮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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