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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단감과 사탕감... 귀촌의 소소함에 대하여

 

 

 

매사에 시시콜콜 분석하고 따지는 성향이 아닌데다 세월이 갈수록 그게 싫다. 그렇커니 하고 지나가는 편이 편하다. 오늘 안마을 버갯속영감님댁에 갔더니 90세 '버갯속할머니'가 조금 전에 아들이 사다리에 올라가서 '사탕감'을 잔뜩 땄다며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주시더라.

 

여기 충청도 지방에선 단감 대신 사탕감이 대세다. 이웃 아주머니도 우리집 단감나무를 으레 사탕감나무로 알고 있다. 며칠 전에 내가 단감을 따고 있는데 "올해 사탕감 많이 열렸슈!..."  '사탕감'에  힘주어 방점을 찍으며 한 말씀하고 지나갔다.

 

 

 

 

 

귀촌 17년이 되도록 사탕감을 맛 본 기억이 없는건 우리집에 단감이 있는데 굳이 사탕감에 관심을 둘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오늘 마침 잘 됐다. 단감과 사탕감이 어떻게 다를까? 모양과 크기, 맛은? 사탕감이라는데 얼마나 달까? 

 

결론....  아니었다. 말이 설탕이지 우리집 단감이 훨씬 더 달다. 크기는 단감보다 작고 둥글며, 감씨는 단감보다 갸름하게 길다. 사탕감이 더 달다고 생각하는건 자기 고장의 향토 자랑이 누적되어 가미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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