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가 있다.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라는 제목보다 '왜 사냐건 웃지요'라는 끄트머리 표현을 제목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요즈음 주위를 둘러보아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친구들끼리 오가는 카톡도 줄어들었다. 오늘도 하우스에 앉아 올해 농사랍시고 그동안 하던 모종작업을 계속했다. 잠시 허리도 펼 겸 길 건너 고사리 밭으로 올라갔다. 고사리 몇 갤 꺾었다. 누가 앞서 지나갔는지 새순 고사리가 그다지 눈에 띄지않는다.
내려오다 보니 우리밭에서 누군가 쑥을 캐고 있다. 이웃집 아주머니다. 나는 어촌계장네 밭에서 고사리를 따고 아주머니는 우리밭에서 쑥을 캔다? 돌고 돈다. 돌림빵 세상... 혼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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