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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춘삼월, 봄비 오는날의 단상









1. 어쩌다 객지에 하루이틀 다녀오면 리듬이 깨져 불편하다. 그래서 선뜻 길을 나서기가 망서려진다. 돌아와서 리듬을 찾는데도 그 기간에 비례하여 시간이 걸린다. 규칙적인 생활로 신체리듬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다. 이젠 바쁠것도 없고 서두를 것도 없다. 단조로운게 좋다.


2. 아침 걷기운동만 해도 그렇다. 비가 온다고 거르면 되레 마음마저 불편하다. 요새 봄비가 잦다. 오늘도 이런 봄비쯤이야 하며 걸었다. 거추장스러워 우장도 걸치지 않고 걸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걸었다. 돌아와서 되돌아 짚어보니 연줄연줄 얽혀 무얼 생각했는지 생각이 안난다.


3. 작년 늦은 가을 어느날 저장해두었던 대봉 홍시도 이젠 몇 알 안남았다. 한나절 간식으로 제격이라 하나 둘 꺼내 먹다보니 새삼 맛을 들였다. 해마다 남아나던 홍시. 홍시를 이렇게 깔끔하게 소진한 건 처음이다. 춘3월로 가는 문턱에서 오늘, 봄비와 홍시의 만남. 홍시의 가을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