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도 지났으니 오늘부터
농부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추석 전날 심다 남은
김장배추 모종을 오늘
마저 심었다.
김장배추는 모두
56 포기다.
말이 김장배추지
짚으로 묶어 겨우내 밭에서 그대로
월동하면서 한 포기씩 수시로
뽑아먹는 그 재미로 심는다.
봄이 되면 배추가 되살아난 듯
고소한 배추쌈이 또한
일품이다.
따라서 배추 크기가 너무
우람하지 않은 게 좋다.
유월에 캤어야 하는
하지감자.
감자를 캐다만 이랑이 남아있었다.
제때 안캔다고 다들 걱정했지만
감자는 땅 밑에서 생생하다.
뭔가 횡재한 기분으로
감자를 캔 다음, 감자 캐낸 자리를
삽으로 흙을 파서 괭이로 일구어
이랑을 다듬어가면서
배추 모종과 씨쪽파를 심고
무 씨를 뿌렸다.
쪽파는 한 구멍에 쪽파씨를
두어 알씩만 심어도 나중에 무더기로
번져서 크게 자란다.
까서 데쳐서 쪽파 나물로
아주 그만.
채마밭 가꾸는 묘미가
바로 이거다.
김장무 씨앗은
재작년에 사다둔 개봉을 하지않은
대왕무다.
혹시 싹이 잘 안틀런지 몰라
씨앗을 평소보다 쬐끔 많이
넣었다.
싹이 빼꼭히 잘 나면야 솎아서
새싹무 나물도 더없이
좋은 반찬이다.
농부는
심고 씨 뿌릴 때가
더 즐겁다.
오늘이 딱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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