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뜨겁기 전에 캐야 한다며
아침밥 서둘러 먹고 감자 캐느라
땅 만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소리를 지른다.
어촌계장이다.
"감자 잘 들었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참에
엔진을 끄고 멀리서 소리질러 묻는 건
우리집 감자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류. 잘 들었슈."
내 대답이 못미더운지 기어이
다가와서 확인을 했다.
도무지 감자가 나올 것 같지 않던
잡초밭에서 나온 알감자를 보고
신기해 한다.
"...허긴, 이런 감자가 좋긴 좋아유.
이 맛으로 허는거쥬. 농사가 뭐
별거있깐유."
다소 싱겁긴 하나 내 입맛에
꼭 드는 말을 어촌계장이
대신해 준다.
"마침 잘 왔으니 감자나 좀
캐 주구 가슈~~."
진담반 농담을 했더니
이장한테 부탁하라나...
낙지 바지락 바닷일이면 몰라도
감자 캐는 밭일일랑은
자기 소관이 아니라면서
총총 사라졌다.
'동네방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햅쌀 이름은 '해담' (0) | 2019.09.07 |
---|---|
귀촌일기- 가을 낙지, 박속 낙지 (0) | 2019.08.29 |
귀촌일기- 이웃집 양파 다섯 망을 산 까닭은? (0) | 2019.07.10 |
귀촌일기- 수박 맛있게 먹는 법 (0) | 2019.07.04 |
귀촌일기- 인터넷이 불통이 된 이유 (0) | 2019.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