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며, 가면서... 이른 아침부터
집사람에게 바리바리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를 옆에서 엿듣고서
오늘이 바로 부녀회가 여행을
가는 날이라는 걸 알았다.
사전에 총무에게만 불참을 알리고
올핸 빠졌다는 것이다.
서해 충청도에서 동해 영덕까지
그 '길바닥 체력'을 따라갈 수 없어
포기했다는 것.
봄철 이맘 때면
부녀회 여행이 있다.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단합대회 하듯이, 워밍 업 하듯이
대형 버스 한 대를 빌려 1박2일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다.
당일치기는 절대 불가.
멀면 멀수록 좋다.
목적지는 버스 기사 만
알면 된다.
오며 가며
버스간에서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움이 첫째다.
일부의 꾼들은
밤샘 내내 그림책 공부가
숨겨진 두번째 즐거움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안다.
家和萬事成.
화끈하게 놀다오면
한해 농삿일이 편하다는 걸
일찌감치 터득한 남정네들은
홀로 이틀 내내
생강 심는 준비에 바쁘다.
80대 할매급 시어머니들은
산나물 캐는 여유가
한가롭다.
동네가 텅텅 비었다.
'歸村漫筆'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촌일기- 기록 되는 것들 (0) | 2019.04.17 |
---|---|
귀촌일기- 감자에 핀 봄까치꽃,개불알꽃 (0) | 2019.04.13 |
귀촌일기- 4월,일상으로 돌아오다 (0) | 2019.04.06 |
귀촌일기- 아침 안개 (0) | 2019.03.16 |
귀촌일기- 봄비 오는 날의 두 표정 (0) | 2019.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