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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88 이별서리'와 고추농사






땅콩 종자 뿌리고, 단호박 모종 심고, 생강 심고...

고추 모종 심고...


곧 양파 캐고 마늘 캔다.


이맘 때

우리 동네 밭작물 농사다.





그런데 고추농사가 그렇다.


종자를 손가락 끝으로 가려 상토 모종판에

일일이 눌러 심은 뒤 제 때 물주기...

 

가식이니 정식이니 하며 모종 만들기서 부터

거름 주기, 병충해 약제 살포 등등

손을 제일 많이 타는 작물인데다

서리에 약한 것이 고추다.


가을 문턱에 들어서기가 바쁘게 맨먼저

맥을 못추는 게 또 고추다.

무서리 몇 번에 슬슬 잎이 마르고

된서리 한 방에  희나리가 진다.







'88 이별서리'라는 말이 있다.

 

어떤 통계 작업 끝에 나온 숫자인진 몰라도

입춘을 지나 88일이 되어야 비로소

서리와 굿바이 한다는 말을

우리 선조들은 미운정 풀고 고운정 담아

이렇듯 아름답게 불러왔다.






과학농법이라 해서 우리 정서와 벗어난

시설 온상 재배나 터널 재배가 있긴 하지만,

노지 고추모종을 지금에야 심는 까닭이

여기 있다.


서리에서 해방되는 다섯 달이

고추농사 기간인 것이다.


고추 농사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