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방네

귀촌일기- '마늘 증후군'...진단과 처방




어느 집 정짓간에 숟갈이 몇 개인지

누가 부부싸움을 했는지도 죄다 아는

시골 마을에 비밀은 없다.


우리 농촌이 그러하다.


아낙네들의 마실 뒤에는 이런저런

이야깃거리가 묻어온다.








마실에서 돌아온 집사람에게서 오늘

전해들은 이야기인 즉,



옆집 아주머니가 온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었다.


아주머니는 '신경성 운운...' 의사의 설명이 

마뜩치 않았다.


의사가 마침내 적절한 표현으로 진단을 내렸다.

"내년에 마늘 농사가 잘 되면 저절로 낫는

마늘병입니다." 



이 이야기가 돌고 돌아 건너 마을 할머니가

보탠 담방 처방은.

"내년은 무슨 내년. 일 안하고 놀아서 그려. 

바빠봐. 당장 낫는 병이여." 


 



여느집 마늘은 탐스럽게 영글어가는 이 때

옆집 마늘 농사는 누가 보더라도 설농이다.

 

연작을 하니 그렇다느니, 거름이 부족해서 그렇다느니...

오가는 사람마다 한마디 씩 거들었다.


그렇잖아도 나는 둥 마는 둥 듬성듬성한

마늘밭만 보면 속이 상하는 판에

들려오는 입방아 소리가 아주머니 귀를 비켜갈 리 없었고 

스트레스가 되어 쌓였다.


온 몸이 쑤씨고 아팠던 것이다.


'마늘 증후군'이었다.





아주머니는 오늘 열심히

마늘밭에서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