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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村漫筆

귀촌일기- 산새, 들꽃 이름 외우기






꽃 이름 새 이름을

척척 들추어 아시는 분들을 만나면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다.


메꽃을 나팔꽃인 줄 알다가

서울서 내려온 초등학교 손녀한테서 배워

메꽃인 줄 비로소 알 정도로,

귀촌 십 수년이 무색하리만큼 

들꽃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이맘 때면 산야에 수없이 피어나는

들꽃들.


꽃 이름 외우기가 안된다.

 

누군가로 부터 어디에서

한 두번은 분명 보고 들었을 터인데

돌아서면 잊어버린다.

헷갈린다.


야생초만 그런 게 아니다.







야생조류도 마찬가지다.


우리집 주위에 날아드는 텃새

산새들이 많다.


참새,까치,까마귀,꿩,멧비둘기... 정도면 모를가,

딱따구리,뻐꾸기,꾀꼬리,종다리,굴뚝새에서 

동고비,박새,오목눈이,개개비,곤줄박이... 

할미새,두견이로 넘어가면

이놈이 그놈인지 도무지 헷갈린다.





최근 직박구리는 알았다.


하두 유별나게 떼거리로 몰려다니기에

웬놈들인가 했는데, 어느날 아침

거실 창 가 코 앞의 모과나무에 앉아있는 걸

간신히 사진 한장 찍어서,

조류도감을 들춰서 맞춰보았더니

직박구리였다.


지금같아선

직박구리는 안잊어버릴 것 같다.


하긴 모든 꽃, 새들 이름을 꼭꼭

굳이 다 알아야 하나?

그것부터 헷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