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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하신다구요?

귀촌일기- 텔레비전 방송 출연과 귀촌농부








마당에는 잔뜩 뽑아둔 무, 얼기 전에 썰어 무말랭이 

만들어야 했다.


해야될 일 팽개쳐놓고 어제 일로 

오늘 참 피곤했다.


여북해서는 피곤하다는 말을 안하는 집사람과 나도 

오늘은 어쩔 수가 없다.


한 달도 안돼 또다시 

들이닥친 텔레비전 방송 취재 때문이다..







3주 전 1박 2일의 녹화 촬영에 이미 질렸기에 

극구 사양에 마다 하는데도 전화 통화 사흘 만에 

PD가 득달 새벽같이 나타났다.


오늘 촬영하고서 다음 주 화요일에 방영된다는데 

무리한 부탁이라며 양해를 구한다.


귀촌생활의 일상이 줄거리이지만 음식은 

'박속 밀국낙지탕'을 만들어 달란다.


박속밀국낙지탕은 이 고장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다.


겨울 초입에 생박이 어디 있나... 

알음알음으로 이웃에서 박을 구했고 

낙지는 요즘이 제철이라 개펄에 매일 나가는 안마을 

종철씨가 잡아다 주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젊은 PD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했다.


촬영이 시작되자 

일거수일투족 PD의 요구사항이 봇물을 이루었다. 


바쁜걸음 쳐가며 숨 돌릴새 없이 밤 늦게까지 

15 시간을 하루종일 촬영했다. 


마침 이장댁에 혼사가 있어 이웃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화면에 담을 수 있었다.


이웃의 협조가 고마웠다.











 3년이나 안썼던 벽난로를 피우는 호들갑에다 

취재진의 요청대로 야외 솥에 불을 때서 박속 밀국 낙지탕을 

만들어 낸 건 처음.


장작 불맛이라 역시 푹 끓여낸 국물이 

한 맛을 더해 시원했다.


밀가루 손 반죽으로 일일이 뜯어 넣은 

수제비 맛 또한 달랐다

 







우연히 나의 블로그 <귀촌일기>를 보고서 

취재의 대상이 되었다는데 방송을 타는 일도 

귀촌 생활의 일부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