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서울에 갔을 때도 바다낚시를 들먹이며 녀석은
지난 추석 때 시늉만 내다만 망둥어 낚시를 잊지 않고
벼르고 있었다.
다음 주에 내려오면 대문 들어서기가 무섭게
바다에 가자고 졸라댈 게 분명하다.
약속은 약속.
어린애들과 약속에 기성들 세계의 구구한 핑계류와
절절한 변명 따위를 들이대서 통하지 않는다.
읍내서 돌아오는 길목에 낚시점이 있다.
주인장에게 망둥어에 관한 한 초짜임을 밝혔더니
18호 바늘 낚시 채비와 갯지렁이를 권한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오늘은 어제와 달리 마을 어귀
도내나루 횟집 건물이 서 있는 축대 밑으로 향했다.
밀물이 들어 오고 있었다.
물 때로는 최상이었다.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낚싯대를 드리웠다.
망둥어 입질에 댓 마리 손맛도 봤다.
빈 바구니였던 어제에 비하면 하룻새 장족의 발전
수확이 있었다.
많아 보이던 갯지렁이 한 통이 순식간에 동났다.
망둥어 입질이 워낙 빨라서 낚아채는 순간이
한 발 늦어 갯지렁이만 축냈다.
숭어 생각하면서 고까짓껏 하고 마주한 망둥어 낚시
쉽지 않다.
내일은 오징어 이깝으로
시도해볼 요량이다.
손자녀석 때문에 망둥어낚시 도사 한 사람
탄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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