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가고 두 해 가고 어느듯
농촌의 서정에 물들고 귀촌의 정서에 젖었는 지
그렇거니 하면서도 눈 앞에 전개되는 서울 강남의 풍경은
갈수록 위압적이고 갑갑하다.
어지간해서는 행차를 안하기로 마음을 두었으나
그래도 소중한 만남에야 술병 하나 꿰차고 떠나는 기분은
늘 알싸하다.
이번에도 술독에서 갓 뜬 복분자를 내 멋에 챙겨들고
한양길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발걸음이
집에 가까워질수록 빨라진다.
나를 기다리는 것 들이 눈에 밟히며
아롱거리기 때문이다.
미꾸라지.
김장채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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