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처럼 책을 많이(?) 읽은 여름은
수년래 처음이다.
근년에 그렇다는 이야기지
많이 읽었대서 독서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것도 아니다.
언필칭 서재랍시고 책이 꽂혀있는 공간에서
눈길 가는대로 뽑아내서 손맛을 본 것 뿐이다.
어쨌거나 책을 손에 들 수 있게 해 준 건
폭염이다.
폭염주의보에서 폭염경보로 변하더니
폭염특보와 폭염경보가 번갈아 버티며
아예 물러갈 줄 모른다.
한여름에도 꼬빡꼬빡 밭에서 살았다.
그러나 올핸 적당한 시점에 적당히 포기했다.
나의 발길이 뜸하자 환호작약하는 놈은 잡초다.
기뻐날뛰건 말건 못본 체 했다.
워낙 덥기 때문이다.
땀범벅 밭일보다야 독서가 한결 편타.
폭염이라는 이름이 가져다준
즐거움이다.
오늘은 <새벽길>
고은 시집이다.
'저자 뒷글'에 이런 말이 씌여있다.
...혹 이 시집을 읽는 분들은 읽어가면서
되지 못한 데가 나오면
고쳐가면서 읽기바란다.
그것이 내 참다운 소원이다...
시원한 말씀이다.
그렇찮아도 더운데
남의 글을 읽으면서 쓸데없이
스트레스 받지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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