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박 이야기가 나온 김에
박 이야기를 좀 더 해야겠다.
어제 저녁까지 튼실하게 잘 익어가던 박이
밤새 떨어져버린 걸
꼭두새벽에 바라다보는 순간 기분이 언짢았다.
전봇대서 까마귀가 울면 어김없이
침을 퉤퉤 뱉는 소리가 담부랑을 넘어
내 귀까지 들리는 옆집 아주머니의 습관처럼
사람의 심리 어느 구석에는 은연중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늘 나의 기분을 바꿔준 건
최 면장님과 문 회장 님, 뜻밖의 두 분의 손님이
반갑게도 우리집을 다녀가신 것이다.
그리고.
쌉싸레한 그 맛,
박 나물을
먹게 되었다는 것.
전혀
뜻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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