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하니 곰 다리가 네 개라더니 달래 종자가
어딘 가에 있으렸다.
안 마을에 사시는 할머니가
밭 둔덕이나 아무데나 한번 뿌려보라며 덜어주고 간 달래 종자가
비가 오니 갑자기 생각났다.
달래 종자를 뿌리는 건 처음인데다 심을 곳이 마땅치 않아서
많이 주시겠다는 걸 사양하고 서너 줌을 얻었던 것이다.
생각이 난 김에 가랑비가 수꿈한 틈을 타 입은 옷에
밭으로 갔다.
지리산 곰 도토리 줍 듯 꾸부려 앉아 잘디잔 달래 씨앗을
끙끙대며 심었다.
뿌려두고 심어놓으면 난다.
달래 무침의 새큼한 맛이 입에 감돈다.
내마음은 내년 춘삼월.
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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