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네방네

귀촌일기- 두 여자의 훈수

 

 

 

 

 

 

우리 밭은 3면이 길이다 보니, 오가던 경운기가 멈추고 오토바이를 세운

이웃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종자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고 있으면

너무 책책 심었다는 사람, 너무 빠르다는 사람, 구구각각에 각양각색으로

한마디씩 그냥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

 

잔소리로 들으면 참견이요

조언으로 듣자면 훈수다.

 

새겨 들으면

따뜻한 관심이다.

 

 

 

 

 

 

옆집 아주머니는 대봉감을 더 있따 따라며 느긋한데

안 마을의 할머니는 빨리 따라고 날로 성화다. 

 

감은 늘그막에 굵어지니 천천히 따야 한다는 게 아주머니의 논리이고,

잔서리를 맞으면 감이 물러 터진다는 것이 할머니의 학설이다.

 

 

 

 

 

 

 

오늘, 

홍시용 대봉 감을 땄다.

 

옆집 아주머니의 지론을 따르자니 빠른 것 같고,

할머니의 주장을 듣자니 늦은 것 같기도 해서

어정쩡 중도론에 입각하여

일 삼아 놀기 삼아

슬슬

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