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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해질 무렵에 찾아온 손님과 상량보

 

 

 

 

 

 

 

 

 

어제 저녁 무렵이다.

 

해가 떨어지고 어둑어둑해 지는데 마당에 있는 빽빼기, 진돌이 개 두 마리가

난리를 치며 짖어대길래 내다보니 손님들이 찾아왔다.

 

두 손님은 내외였다.

 

건너 마을에 사는 가 00로 자기소개를 한 뒤

우리 동네 문 00의 친구인데 나한테 찾아가면 부탁을 들어줄 거라며

겸연쩍은 표정으로 용건을 말했다.

 

건축 공정상 내일 이른 아침에 상량을 해야 하는데 

상량보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같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사는 이웃동네 경사에

그런 수고 쯤이야.

 

사양이 예의랍시고 굳이 겸손을 떨어 보았자 어렵사리 부탹하는 손님에게는

공연히 안달만 부추기는 한편, 

늦은 시간에 괜스레 시간만 축내는 내숭일 것 같아 선뜻 그러마고

결론을 내렸다.

 

 

 

 

 

 

아침밥 챙겨먹자 마자 약속 시간에 득달같이 달려가 동쪽 등성이

팔봉산 햇살을 비껴 받으며 

이렇게 이른 상량문을 써 보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