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9시10분.
서너 집 건너 이웃에 사시는 84세의 학생은 시간에 맞춰 우리집으로 오신다.
요즘, 셋이 함께 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읍내 복지관으로 등교한다.
나는 수묵화교실.
집사람은 컴퓨터교실.
84세의 학생은 한글교실.
84세의 여학생은 올해 평생 처음으로 이름을 쓸 줄 알게 되었다.
오늘 아침 등굣길에 나눈 대화.
"워찌 다니게 된기유?"
"딸이 등록했데. 등록해놓구서 나 보구 가래."
"물어보지두 않구 딸이?"
"집에 있으머 힘들다구,농삿일 거든다구."
"딸이 학교까지 챙겨주니 효자네유."
"고맙지유."
"개근했시유?"
"...땡땡이 몇 번 쳤씨유. 가기 싫어 낙지 잡으러 나갔지유.
다음날 당장 날 데릴러오데, 딸이. 왜 학교 안갔냐구?
혼났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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