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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비 오는 날이 공치는 날?

 

 

 

 

 

 

 

'비 오는 날이 공치는 날이다.' 

 

생업에 바쁜 중생이 비 오는 날 만이라도 치성으로 불공을 드리자 해서

불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비 오는 날은 허탕치는 날이 아님을 하늘이 가르쳐주기라도 하듯이 

진종일 비가 내린 오늘 하루는 나도 바빴다.

 

빗방울이 굵기에 하우스에 들어앉아 이른 아침부터

야콘 모종을 만들었다.

상토와 함께 담아둔 야콘 뇌두에서 싹이 돋아나므로

잘라서 수시로 모종을 만드는 것이다.

2백 개가 넘어섰다.

 

 

 

 

 

 

 

마침 버갯속영감 댁에 들렀더니 모판 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닷새 만에 볍씨가 싹이 트서 이렇게 자랐다.

바삐 움직이는 발길 손길을 보고 그냥 돌아올 수 없어

일손을 잠시 도왔다.

 

 

 

 

 

부슬비로 바뀐 오후에는

고추 모종 150개,피망 모종 50개,파프리카 모종 20개를 심었다.

 

고추 모종은

버갯속영감님 댁과 건너마을 문주남 씨 댁에서 심고 남은 걸 받아온 것이다.

 

피망과 파프리카는 내가 씨앗을 줘서

버갯속영감 님 댁 보온 온상에서 위탁 육묘를 한 것으로 반반 나누어

오늘 함께 찾아왔다.

 

 

 

 

 

 

모종 심기에는 오늘처럼 적당히

비 오는 날이 참 좋다.

 

누가

비 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 했던 가.

 

 

 

 

 

처마 밑에 빗자루도 일어나 일손을 돕고

정짓간에 부지깽이도 제발로 걸어나온다는 농번기다.

 

농촌은 지금

눈과 코가

뜰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