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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귀촌일기- 새참

 

 

 

 

 

 

 

 

 

날이 점점 길어진다.

동짓달 같으면 해가 떨어질 시간인데 해가 아직 중천에 있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이란 닥치는대로 한다는 표현이 맞을게다.

오늘 처음으로 풀을 깎았다.

 

두어 번 내린 비에 잡초가 갑자기 우궂해졌다.

잡초란 놈은 초장에 제압해야 한다.

 

 

 

 

 

 

오늘은 고추모종 심는 날.

어제 비가 왔고 내일 다시 비가 온다니 모종 심기엔 딱 좋다.

 

 

 

 

 

오늘 고추모종은 청량고추인데

건너마을 영달 씨 댁에서 50개짜리 한 판을 가져다준 것이다.

 

모종이나 종자는 이웃끼리 주거니 받거니 한다.

모종이 남는 게 있으면 사발통문으로

생기는 족족 심는다.

 

2,3백개 심는 고추모종 쯤이야 동네에서 자급자족이다.

 

 

 

 

 

고추모종 심는 데도 절차가 있다.

 

미리 비닐 멀칭을 해두었던 이랑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고

일일이 물을 준 다음

고추모종을 심고

다시 물을 주고

주위의 흙으로 복토를 한다.

 

쪼그려앉아 하는 일이라 허리가 땡긴다.

 

 

 

 

 

'위문품'이 배달 왔다.

마누라 작품, 쑥버무리다.

 

 

 

 

 

 

마침 옆집 아주머니가 밭에 있다.

 

"아줌마도 좀 드슈."

"먼가유?"

"쑥버물이유."

"원제 만들었당감?"

"지금 막."

"거,맛있네유."

 

날은

날로날로 길어지고

새참은

절로절로 맛있는 계절.